세탁소 가득 철 지난 겨울옷이 걸려 있습니다.
애써 빤 옷에 먼지라도 쌓일까, 한 벌 한 벌 비닐을 씌워 뒀습니다.
[세탁소 운영자 : (비닐을) 씌우지 말란 분도 계시고, 그런 말씀 없이 받으시는 분도 계시니까 그건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한 해 나오는 세탁 비닐만 6억 장 정도로 추정되는데, 문제는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잘 찢어지는 얇은 비닐을 세탁소에 돌려준들 다시 쓰긴 어렵고, 쉽게 더러워지기도 해서 재활용률 자체가 높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곳곳에 박힌 스테이플러 철심을 없애는 데 비용이 더 들어가서 재활용 업체도 포기하곤 합니다.
결국, 그대로 버려져 소각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지만 정부의 일회용품 단속 대상에선 빠져 있습니다.
비닐 생산자가 재활용 업체에 지원금을 내게 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가 있긴 해도, 부담을 지우는 것일 뿐 덜 쓰게 만드는 방법은 아니라서 한계가 분명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 애초 폐기물 부담금 대상으로 구분돼있다가 EPR(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대상으로 전환한 겁니다.]
최근엔 세탁 비닐 수요를 더 늘리는 요인도 새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비대면 세탁 서비스입니다.
비대면 서비스는 전문 세탁이 필요한 옷뿐 아니라 일반 세탁물까지 취급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옷마다 씌워진 비닐은 이용자에게도 부담입니다.
기존에 쓰던 비닐을 친환경 비닐로 바꾼 업체도 일부 있지만, 값이 비싸 일반 동네 세탁소엔 그림의 떡입니다.
손님이 원하지 않을 경우 비닐을 빼고 세탁물만 주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박정음 /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팀장 : 민간에서 이렇게 노력하고 있단 것을 환경부와 지자체가 명확히 인지하고, 앞으로 그 품목들을 어떻게 추가해 규제해나가고 현재 상황을 조사한다든지….]
이용자도, 업계도 갈수록 늘어나는 세탁 비닐의 환경 오염 문제를 인식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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